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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 ]/주저리 주저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K. Martin 2009. 5. 23.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나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유서 전문

토요일 아침, 나를 깨운 비보.

도대체 무엇이 그분을 죽음에 까지 이르게 했는지.

낯짝 두꺼운 많은 분들 아직 살아 떵떵거리고 있는데,
그 강직한 성품 조금만 다스리시어 오래오래 좋은 사회 만들기에 힘써 주셨으면 좋았을것을.

제대하면 봉하마을을 찾아,
멀리서나마 그 모습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가까이서 그 비석에 조문할 수 있게된 것이
오히려 저에게 있어 더 가까울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라는 큰 짐을 마치고 내려오시는 길에,
"아~ 기분좋다아~" 외치시던 모습이 아직 기억 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께서 하셨던 모든 일들.
부디 모든 근심 걱정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